20220918 사랑의 아로마떼라피 / 요 12:1-8

20220918 사랑의 아로마떼라피 / 요 12:1-8

요 12:1-8/사랑의 아로마떼라피

220918 주일설교
1. 향기치료
향기는 우리 생각보다 많은 일을 합니다. 심신안정, 흥분진정, 스트레스완화, 작업효율향상, 면역향상, 수면촉진에 심지어 다이어트와 변비개선에도 효과가 있습니다. 이런 향기의 효과를 이용하는 아로마떼라피 곧 향기치료는 20세기에 처음으로 사용한 말이지만 그 개념은 고대로부터 어느 문명 할것없이 모두가 사용해 왔습니다. 사람들은 좋은 향이 나는 식물을 채취해서 기름을 만들어 제사, 예식, 치료, 미용 등의 목적으로 썼습니다. 이집트에서는 방부효과가 있는 유향과 몰약을 시체를 미라로 만드는 데 썼습니다. 중세 유럽에서는 수도원이 특히 방향식물의 재배와 이용기술을 발달시켰고 아라비아에서는 의학발달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르네상스시대에 다양한 향수가 계발되고 19세기에 합성향료가 발명되면서 비로소 누구나 향수를 사용할 수 있기까지 향수는 대단히 비싸서 부유한 가정이 아니면 꿈도 꾸지 못 하는 사치품이었습니다. 그러므로 고대에는 파티를 연다해도 온 집안을 향기로 가득 채우는 것은 부유한 가정에서도 정말 특별한 때, 특별한 손님을 대접하기 위해 큰마음을 먹고 큰 돈을 쓰지 않으면 시도할 수 없는 사치였습니다. 일 년 치 연봉을 쏟아부어 이런 이벤트를 열기로 작정한 여인이 있었습니다. 바로 죽었다 살아난 나사로의 동생 마리아가 그녀입니다.
2. 가득한 사랑의 향기
두어 달 만에 요한복음으로 돌아왔습니다. 7월 말까지 요한복음 9장과 10장에 걸쳐 안식일에 시각장애인을 고치신 사건을 살펴보았습니다. 다음은 11장을 볼 차례인데 이 장의 나사로를 살리신 사건은 2년 전에 3주에 걸쳐 설교를 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11장을 건너뛰고 12장으로 들어갑니다. 무대는 되살아난 나사로의 동네 베다니입니다. 시점은 예수님이 십자가를 지시는 유월절 6일 전입니다.
어느 집에서 예수님을 초대하여 잔치를 열었는데 거기 나사로와 마르다, 마리아도 초대받았습니다. 이 잔치 참석자들은 왕궁에서도 맡아보지 못 할만한 강렬하고 아름다운 향기가 온 집을 가득 채우는 행복한 경험을 하였습니다. 그 일은 마리아의 돌발행동 때문이었습니다. 그녀는 삼백 데나리온, 당시 노동자의 하루 임금이 한 데나리온이었으니 일년 치 수입에 해당하는 값비싼 향유 항아리를 들고 나타났습니다. 향유를 예수님의 발에 붓더니 자신의 머리로 발을 닦는 것이었습니다.
당시 관습에 주인은 귀한 손님이 오면 종들을 시켜 물로 그 발을 씻겼습니다. 그보다 더 극진하게 대접하고 싶으면 향유를 꺼내와 그 머리에 한두 방울 떨어뜨려 손님의 기분을 좋게 하였습니다. 한두 방울만 떨어뜨린 이유는 너무 비쌌기 때문입니다. 부자집에서는 이런 용도로 향유를 담은 작은 항아리를 보관했고 더 부유할수록 더 많은 향유를 보관했습니다. 아마 마리아가 들고온 향유는 그 집에서 보관하던 향유 전부였을 것입니다.
마리아는 이런 향유를 예수님의 머리가 아닌 발에, 한두 방울이 아닌 전부를 부었습니다. 그리고 종에게 시키지 않고 본인이 직접 그 머리칼을 풀어 발을 닦았습니다. 그러자 가룟 유다는 이를 낭비라고 비난하며 그 돈을 가난한 자들에게 나누어 주는 것이 옳다고 그녀를 비난하였습니다. 그녀는 왜 이런 결정을 한 것일까요? 유다는 또 왜 그녀를 비난할 것일까요? 여러분은 어느 쪽이 더 이해가 되십니가?
3. 지극한 사랑의 이유
복음서를 보면 마리아는 예수님 말씀듣기를 즐거워했습니다. 세상에 오신 구주시라고 굳게 믿었습니다. 기꺼이 그녀의 가족은 예수님과 그 일행을 극진히 섬겼습니다. 그러나 오빠 나사로가 병들었을 때 예수님이 늦게 오시자 실망과 원망이 솟아 올랐습니다. 그 순간 주님이 세상의 구주시란 사실을 의심했습니다. 그랬기에 죽은 나사로를 눈 앞에서 살려 주셨을 때 그녀의 놀라움과 더불어 한없는 죄스러움이 마음에 교차했습니다. 이제 그녀는 주님을 조금도 의심할 수 없었습니다. 아니, 주님을 향한 감사와 감격, 사랑이 주체할 수 없이 벅차올랐습니다.
그녀는 주님께 가장 좋은 것을 아낌없이 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주님이 베다니에 오셔서 잔치가 열렸을 때 주님을 가장 극진히 대접할 수 있는 길이 무엇인지 생각했습니다. 언니 마르다처럼 요리를 잘 하지도 못 하는 그녀는 자신이 늘 고이 간직하며 귀한 손님께만 사용하던 향유 항아리를 들고 나왔습니다. 다른 손님들에게 하듯 머리에 한두 방울 떨어뜨리는 것으로 도저히 만족할 수 없었습니다. 그 때 집 주인이 종들을 시켜 주님 발을 씻기지 않은 사실이 화가 났습니다. 그녀는 자신의 주님이 어떤 대접을 받으셔야 하는 분인지, 또 자신이 주님을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보여주지 않고는 견딜수가 없었습니다. 그녀가 한 일은 그 비싼 향유 항아리를 아낌없이 주님 발에 부은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수건을 찾지도 않고 자신의 머리칼을 풀어 주님의 발을 정성껏 닦았습니다. 온 집 안에 가득한 놀라움의 공기를 한 번도 맡아보지 못 한 진하고 아름다운 향기가 덮었습니다. 그것은 그녀의 사랑의 향기요, 믿음의 향기요, 헌신의 향기였습니다.
사랑을 많이 받은 이가 많이 사랑합니다. 큰 용서를 받은 이가 더 많이 사랑합니다. 예수님은 비슷하지만 조금 다른 상황에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눅 7:44) 그 여자를 돌아보시며 시몬에게 이르시되 “이 여자를 보느냐? 내가 네 집에 들어올 때 너는 내게 발 씻을 물도 주지 아니하였으되 이 여자는 눈물로 내 발을 적시고 그 머리털로 닦았으며 (눅 7:45) 너는 내게 입맞추지 아니하였으되 그는 내가 들어올 때로부터 내 발에 입맞추기를 그치지 아니하였으며 (눅 7:46) 너는 내 머리에 감람유도 붓지 아니하였으되 그는 향유를 내 발에 부었느니라. (눅 7:47) 이러므로 내가 네게 말하노니 그의 많은 죄가 사하여졌도다. 이는 그의 사랑함이 많음이라. 사함을 받은 일이 적은 자는 적게 사랑하느니라.”
그러므로 우리는 주님을 섬기기에 앞서 주님의 사랑을 알기를 힘써야 합니다. 마리아는 늘 주님 발 앞에서 그 말씀 듣기를 즐거워하던 여제자였습니다. 우리에게 주님의 큰 사랑을 깨닫게 하는 은혜는 겸손히 듣는 말씀과 기도와 순종을 통해 옵니다. 주님 알기를 더욱 힘써야 합니다. 그래야 주님을 참으로 사랑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주님을 뜨거운 마음으로 사랑하는 이들이 많은 교회에는 그 잔치집처럼 사랑의 향기가 가득 합니다. 사람들이 그 향기를 맡고 위로와 평화를 얻습니다. 세상 어떤 아로마떼라피, 향기치료도 이 사랑의 향기만큼 치료효과가 큰 것은 없습니다. 여러분의 집과 일터에, 우리 교회에 이런 사랑의 향기가 가득하기를 축복합니다.
4. 위선의 악취
마리아처럼 주님의 사랑을 모르는 이들은 그런 헌신을 이해하지 못 합니다. 가룟 유다를 보십시오. 그는 지극히 옳은 말을 합니다. 5절입니다.
(요 12:5) “이 향유를 어찌하여 삼백 데나리온에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주지 아니하였느냐?” 하니
하지만 그 의도는 순수한 것이 아닙니다. 6절입니다.
(요 12:6) 이렇게 말함은 가난한 자들을 생각함이 아니요, 그는 도둑이라 돈궤를 맡고 거기 넣는 것을 훔쳐 감이러라.
그는 주님의 사랑을 모릅니다. 그의 동기는 욕심입니다. 겉으로는 바른 말을 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다른 이들 정죄하며 욕심을 채우는 바리새인입니다. 주님의 사랑을 모르고 자신의 의와 열심으로 신앙생활을 하면 이처럼 바리새인이 됩니다. 그래서 예수님도 교회에 바리새인의 누룩이 퍼지는 것을 조심하라고 경계하셨습니다.
옳은 말보다 더 중요한 것이 옳은 때입니다. 예수님은 그의 말에 다음과 같이 덧붙이셨습니다. 8절입니다.
(요 12:8) “가난한 자들은 항상 너희와 함께 있거니와 나는 항상 있지 아니하리라.” 하시니라.
가난한 자를 외면하라는 말씀이 아니라 모든 좋은 일에는 때가 있다는 것입니다. 생육하고 번성해야 하니 할머니에게 자녀를 가지라고 하는 말은 모욕입니다. 인내하고 부지런해야 하니 병자에게 일어나 일하라고 하는 것은 조롱입니다. 결혼잔치에 가서 좀 덜 먹고 아끼자고 하는 것은 남이 기쁨에 재를 뿌리는 것입니다.
주님의 긍휼을 아는 이는 옳은 말을 옳은 때에 옳은 방법으로 합니다. 주님을 모르는 이는 그저 자신의 의를 드러내기 위해 옳은 말을 흉기로 씁니다. 가룟 유다가 많은 곳은 위선과 정죄의 악취가 납니다. 이런 악취를 계속 뿜어내면 뿜는 이도, 맡는 이도 모두 병이 듭니다. 영혼의 악취는 육체의 악취와 비할 바가 아닙니다. 아로마떼라피가 정확히 반대로 쓰입니다.
5. 사랑의 향기가 가득한 곳
주님은 성도의 아름다운 헌신을 기쁘게 받으셔서 귀하게 쓰십니다. 마리아는 그저 사랑을 어찌 표현할지 몰라 이렇게 섬겼는데 주님은 그 행위가 어떤 영적 의미를 갖게 되는지 이렇게 설명하셨습니다. 7절입니다.
(요 12:7) 예수께서 이르시되 “그를 가만 두어 나의 장례할 날을 위하여 그것을 간직하게 하라.
엿새 후 있을 유월절에 예수님은 십자가에 달려 죽으실 준비를 하고 계셨습니다. 모두에게 그 사건은 너무나 갑작스러워 아무도 예수님의 장례준비를 하지 못 했습니다. 예수님은 해지기 전 급하게 아리마대 요셉의 무덤에 묻히시느라 누구도 그 몸에 장례에 쓸 향유를 바르지 못 했습니다. 안식 후 첫 날 새벽 여인들이 향유를 바르러 무덤에 왔지만 예수님은 이미 부활하신 후였습니다. 즉 장례 때 바르지 못 할 향유를 마리아는 자신도 모르게 예수님의 몸에 바르고 있었던 것입니다. 예수님은 그녀의 헌신을 이처럼 거룩한 목적을 위한 일에 사용하셨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계획을 다 알지 못 합니다. 하지만 주님을 사랑하여 드리는 모든 헌신을 주님은 놀라운 곳에, 놀라운 방법으로 사용하십니다. 그래서 우리가 하나님 나라의 큰 상급을 받도록 인도하십니다. 이는 마치 벽에 걸려고 골동품점에서 아무 생각도 없이 사둔 그림이 피카소의 작품인 것이 드러나 엄청나게 비싸게 팔리는 것과 같습니다. 우리는 주님을 사랑하는 우리의 마음, 우리의 섬김, 우리의 헌신이 도대체 얼마나 크고 놀랍게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쓰일지 상상도 못 합니다.
오늘 여러분의 집과 일터, 우리 교회에는 어떤 냄새가 가득합니까? 마리아의 사랑과 헌신의 향기입니까, 가룟 유다의 위선과 정죄의 악취입니까? 사랑과 헌신의 향기가 가득히 퍼져가서 수많은 사람을 치유하고 살리는 가정과 교회가 되기를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