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430 무덤은 왜 비었는가 / 마 28:11-15

20230430 무덤은 왜 비었는가 / 마 28:11-15

마 28:11-15/무덤은 왜 비었는가

230430 주일설교
1. 반박할 수 있는가
지난 2월 13일 미시간주립대에서 총기난사사건으로 3명의 학생이 사망했다는 소식을 들은 분들이 계실 것입습니다. 그 중 한 명인 윌리엄 그레이가 장례를 치른 다음 날 무덤에서 살아나는 기적이 있었다는 사실 알고 계십니까? 관을 뒤덮은 두꺼운 흙을 파헤치고 기어이 무덤 밖으로 나온 윌리엄 그레이는 흙투성이의 몸으로 집으로 돌아와 가족과 친척들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습니다. 이 기적을 체험한 지역주민들과 학생들은 윌리엄 그레이 때문에 교회에 출석하기 시작했고 지금은 최근 화제가 된 애즈베리 부흥 못지않은 부흥이 미시간주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도 이번 주에 미시간주의 부흥현장을 방문할 예정인데 함께 가실 분들은 신청해 주십시오.
여러분, 지금 제가 한 이 황당한 이야기가 믿기십니까? 아마 대부분 못 믿으실 것입니다. ‘뭐, 정말 그런 일이 있었단 말이야?’ 여러분은 예배가 끝나자마자 인터넷으로 미시간주 총격사건을 검색해 볼 것이고 주변에 교인들에게도 그런 소식 들은 적이 있느냐고 확인해 보시겠지요? 그러면 ‘총기난사사건으로 3명이 사망했다는 팩트’ 외에는 윌리암 그레이란 인물이나 그의 부활이나 모두 거짓이라는 것을 금방 아시게 될 것입니다. 불과 50일 전 사건이요, 미시간주가 멀리 떨어져있기는 하지만 인터넷이 발달한 이 시대에 이런 거짓말로 상식을 가진 사람을 선동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바로 이 점이 초대교회가 탄생할 시점에 복음을 들은 사람들의 정황과 아주 비슷합니다. 오순절에 사도들이 예수님의 부활을 외치기 시작했을 때 그 말을 들은 이들은 불과 50일 전에 예루살렘 전역을 떠들썩하게 했던 예수님의 죽음장면을 직접 보았거나 가족, 친척, 동네주민들로부터 들은, 바로 그 곳 예루살렘 주민들입니다. 그들은 이렇게 말함으로써 여러분이 지금 하듯이 제자들의 주장을 금방 반박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이봐, 예수가 죽는 것을 우리가 다 봤다고. 이런 미친 소리를 믿으라는 거야? 지금 당장 아리마대 요셉의 무덤에 가서 그의 시체를 확인해 보자고.” 혹은 “무덤이 빈 것은 당신들이 시체를 훔쳐갔기 때문이 아니냐? 죽은 그가 살아났다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믿으라는 거야?” 그러나 그들은 그렇게 하는 대신 3천 명과 5천 명이 대규모로 회심하여 그 예수가 살아났다고 믿으며 세례를 받았습니다. 왜입니까? 그들은 무덤이 비었다는 사실을 모두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제자들의 이전의 비겁함이나 지금의 담대함을 볼 때, 그들이 시체를 훔쳐갔다는 주장도 말이 안 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2. 빈 무덤의 난제
오늘은 지난 주에 이어 부활을 정말 믿을 수 있는지를 생각해 봅니다. 우리가 부활을 믿는 이유는 예수님의 부활을 목격했다는 초대교회 사도들의 증언과 그 기록인 복음서 때문입니다. 그들의 증언은 믿을 만 합니까? 적어도 예수님의 공생애에서 십자가에서 죽으심까지는 거의 이견이 없습니다. 기독교를 공격했던 로마 역사가 타키투스의 연대기에도 이 점은 명시되어 있습니다.
“크리스챤은 그리스도라는 이름에서 나왔는데, 그는 티베리우스 시대에 우리의 행정관 중 하나인 본디오 빌라도에 의해 극형을 받았다.”
죽으신 주님의 무덤이 삼일 째 아침에 비어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부정하기 어렵습니다. 이는 여러 복음서에도 기록되어 있지만 당시 유대사회에 널리 퍼진 다양한 빈무덤을 설명하는 가설에 의해서도 반증됩니다. 오늘 본문은 그런 주장 중 하나인데 무덤이 빈 이유가 제자들이 예수님의 시체를 훔쳐갔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무덤이 비었다는 전제를 동의하지 않는다면 그 이유를 설명하는 이런 주장을 퍼뜨릴 이유도, 퍼질 이유도 없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앞서 언급했던 제자들이 부활을 전할 때에 대중들이 무덤이 비었다는 점을 전혀 반박하지 않은 것만 보아도 알 수 있습니다.
이견이 시작되는 지점은 무덤이 왜 비었느냐 하는 것입니다. 제자들은 예수님이 부활하셨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반박하는 이들은 다른 이유 때문이라고 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도둑설, 기절설, 환각설입니다. 이 주장이 얼마나 설득력 있는지 생각해 봅시다.
3. 도둑설
도둑설은 제자들이 예수님의 시체를 훔쳐가서 숨기고 그가 부활했다고 거짓을 퍼뜨렸다는 주장입니다. 오늘 본문은 그런 소문이 퍼지게 된 이유를 보여줍니다. 유대인 지도자들은 예수님의 시체가 사라졌다는 사실을 근거로 그가 부활했다는 소문이 퍼져 나가 예수의 추종자들이 동요를 일으킬까봐 제자들이 훔쳐갔다는 소문을 퍼뜨리기로 한 것입니다. 그러나 이 주장은 조금만 생각해 보면 얼마나 설득력이 없는지 드러납니다. 제자들에게는 예수님의 시체를 훔쳐갈 동기도, 능력도 없었습니다.
그들이 도대체 왜 예수님의 시체를 훔쳐갔을까요? 그들은 예수님이 다시 살아나시리라는 가르침을 이해하지도, 믿지도 못 했습니다. 게다가 예수님의 죽으심으로 그들은 큰 실망을 느꼈습니다. 도대체 왜 위험을 무릎쓰고 예수님의 시체를 훔쳐가며 그래서 무엇을 얻으리라 기대할 수 있었을까요? 그래서 예수님의 부활을 대중이 믿게 되었다고 칩시다. 그들이 얻은 것이 무엇입니까? 부귀입니까, 영화입니까? 그들이 얻은 것이라곤 박해와 순교 뿐이었는데 말이지요.
더구나 그들에게는 시체를 훔쳐갈 능력도 없었습니다. 제자들은 예수님이 잡히실 때 모두 도망쳐 숨었다고 하였습니다. 수제자인 베드로조차 여종의 증언이 두려워 세 번이나 예수님을 모른다 부인했습니다. 그런 그들이 로마군병이 지키는 무덤에서 몰래 예수님의 시체를 훔쳐간다? 그런 용기는 어디서 났으며 로마 군병은 어떻게 제압했을까요?
4. 기절설
또 다른 주장은 기절설입니다. 예수님이 실제로는 십자가에 죽으신 것이 아니라 기절했다가 무덤에 묻힌 후 깨어나서 무덤 밖으로 나왔고 주님을 숨긴 채 제자들이 부활설을 퍼뜨렸다는 주장입니다. 이 주장은 믿기 힘든 여러 가지 정황을 전제해야 합니다. 첫째로 당대 최강이자 최고 전문가였던 로마 군병들이 바보짓을 했다는 것입니다. 그들은 전쟁터에서 적을 죽이고 반역자들을 십자가형 등으로 처형하는 일을 밥 먹듯이 자주 하는 이들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기절한 것과 죽은 것도 구별하지 못 했어야만 합니다. 한 병사가 다른 두 죄인의 다리를 부러뜨려 죽이고 예수님도 그렇게 하려다가 이미 죽은 것을 보고 다리뼈를 부러뜨리지 않았다고 하는데 이 때 그는 기절한 것을 죽은 것으로 착각했어야 했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그들이 기절한 예수님을 아리마대 요셉과 제자들에게 넘겨주었다는 말입니다.
둘째로 만신창이가 되신 예수님이 멀쩡하게 온 팔레스틴 땅을 씩씩하게 돌아다니셨다고 믿어야 합니다. 이미 채찍질로 만신창이가 되어 십자가를 제대로 지지도 못 하고 쓰러지셨던 몸으로 십자가에 달려 물과 피를 다 쏟은 채 기절하셨는데 3일 째가 되도록 무덤 속에서 살아남으셨다가 그 몸으로 일어나 돌로 된 무덤문을 밀어 열고 무덤을 지키는 당대 최강의 로마군병들을 헤치고 유유히 무덤에서 나오셔야만 했습니다. 역시 그 몸으로 예루살렘에 나타나셨다가 엠마오로 하룻길을 가시다가 나중에는 저 북쪽 갈릴리 해변까지 가셔서 제자들을 만나셨습니다. 마지막으로 제자들은 기절했다가 깨어난 예수님을 숨기고 그가 부활하셨다는 거짓말을 퍼뜨리기 시작해야만 합니다. 도대체 어떻게 예수님은 그 몸으로 이 모든 일을 하시고 제자들은 왜 그런 주님에 대해 거짓말을 또 하기 시작했을까요?
5. 환상설
또 한 가지 주장은 집단환각설입니다. 제자들이 주님의 부활을 믿고 바란 나머지 혹은 너무나 절망한 나머지 집단적으로 부활한 예수님의 환상을 보았다는 것입니다. 이 주장 역시 전혀 설득력이 없습니다. 일단 제자들 대부분이 똑같은 환상을 다른 장소에서 반복해 본다는 것이 말이 안 됩니다. 환상은 실제가 아닌 불안정한 심리상태에서 오는 주관적 경험이기에 보는 이와 보지 않는 이가 갈릴 수밖에 없고, 보는 이들도 각자 다른 모습을 볼 수밖에 없습니다. 예수님이 부활 후 승천까지 40일 동안 제자들은 같은 모습의 예수님을, 각기 다른 장소에서 일관되게 여러 차례에 걸쳐 만났습니다. 환상으로는 설명할 수 없습니다. 더구나 환상설은 빈 무덤을 전혀 설명하지 못 합니다. 제자들이 어떤 심리상태에서 어떤 환상을 보았든 예수님의 주검은 여전히 무덤 안에 있어야 합니다.
6. 부활의 파장
예수님의 부활을 부정하는 대표적 주장인 도둑설이나 기절설, 환상설은 무엇보다 예수님의 추종자들 곧 부활을 주장하는 제자들과 초대교회의 반응을 전혀 설명하지 못 합니다. 제자들은 자신들이 믿은 바를 위해 목숨을 바쳤습니다. 예수님이 죽음에서 부활하셨다는 이 주장을 전하기 위해 베드로는 모진 고문 끝에 거꾸로 십자가에 못 박혀 죽었고 야고보는 고문 끝에 목이 잘려 죽었고 열심당원 시몬은 거꾸로 매달린 채 톱으로 허리를 잘라 순교하였습니다. 다른 사도들 역시 모두 마찬가지였고 이런 순교는 초대교회 교부 이그나티우스를 비롯한 많은 성도들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시체를 훔쳐놓은 이들이 왜, 기절했다가 깨어난 스승을 숨겨놓은 채 도대채 왜, 실체가 아닌 환상을 몇 번 본 것으로 도대체 왜 이들은 온갖 고생을 마다않고 모든 고문을 당하고 목숨을 버려가며 예수가 부활했다는 거짓말을 외쳤던 것일까요?
심지어 당시 유대교 바리새파 최고의 지성 중 한 사람으로 예수님을 적대하던 사울마저 부활하신 주님을 만났다고 하며 사도가 되어 자신의 삶을 선교에 바쳤다가 역시 순교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아리마대 요셉과 니고데모를 포함하여 예수님을 적대시한 바리새파 지성인들 중에서도 적지않은 이들이 초대교회에 합류하여 자신의 안위와 재산과 심지어 생명까지 걸고 예수님의 부활을 고백하였습니다. 이들은 왜 이런 위험부담을 기꺼이 감당하였을까요?
초대교회는 십자가 사건 후 50일이 지난 오순절을 기점으로 탄생하여 폭발적인 부흥을 경험했습니다. 당시 종교지도자들과 로마군인들이 주목하여 경계할 정도의 규모로 성장했습니다. 사도행전은 각각 3천 명과 5천 명의 회심사건을 보고하고 곧 교회는 예루살렘을 넘어 유대, 사마리아, 안디옥을 넘어 로마제국으로 급속히 퍼져갔습니다. 이런 폭발적 성장이 시작된 오순절은 십자가 사건이 있은지 50일 곧 한 달 반 정도 이후입니다. 불과 한 달 반 전에 일어나 모르는 이가 없는 사건에 대해 이 많은 이들이 집단적으로 속아넘어가고, 그것도 일시적이 아니라 그들의 전 삶을 드려서 헌신하고 거룩한 삶을 추구하고 재산을 뺏기고 옥에 갇히고 모진 고문을 견디고 순교하면서까지 현혹되는 일이 일어난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대부분의 이단과 사이비, 집단최면이 그러하듯 거짓은 시간이 지나면서 드러나고 옥석이 가려져 마침내 외면당하고야 맙니다. 지난 18일 팍스뉴스는 2020년 대선기간 중 거짓뉴스를 퍼뜨린 데 책임을 인정하고 1조원 대의 배상금을 지불키로 하였습니다. 거짓은 드러나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을 따르던 이들은 한결같이 믿음을 지켰고 그 공동체는 2천 년 동안 전 세계로 퍼졌습니다. 진실의 힘이 아니고서는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빈무덤을 설명하는 가장 설득력있는 주장은 예수님이 실제로 부활했고 그 분을 제자들이 실제로 목격하였다는 것입니다.
진리에는 이런 힘이 있습니다. 부활의 소식만 들은 이가 아니라 부활의 주님을 직접 만난 이는 그 삶이 변합니다. 제자들은 부활의 주님을 직접 만남으로 증언하였고 초대교회 성도들은 부활의 주님을 믿음 안에서 만남으로 고백하였습니다. 성령님은 성도들이 부활의 주님을 믿음 안에서 만나도록 도우셨습니다. 자, 분명 무덤은 비었습니다. 예수님이 살아나셨기 때문입니까, 제자들이 훔쳐갔기 때문입니까? 무엇을 믿는 것이 더 타당합니까? 죽음을 깨뜨리신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는 여러분 모두가 되시기를 주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